캠페인에서 챗봇 제작, 규제 철폐 청원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영향력 발휘
인도의 로타리 회원인 아닐 스리바차는 스티커와 슬로건으로 뒤덮힌 SUV를 운전하며 인도 전역을 누빈다. 그의 사명은 14억 명의 인도 국민에게 장기 기증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것.
기업가로서 2022년 장기 기증 로타리클럽 창립을 도왔던 그는 세계 최악을 기록하고 있는 인도의 장기 기증률이 개선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인도에는 장기 기증에 대한 문화적 편견이 깊습니다. 잘못된 정보와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아요.”
로타리 회원인 아닐 스리바차는 형에게 신장을 기증한 자신의 경험을 통해 기증자도 활기찬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을 확대시키고 있다.
사진 제공: Gayatri Ganju
스리바차에게 이같은 소명은 그의 개인사와도 관련이 깊다. 10년 전, 그는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던 형 아르준 스리바차에게 왼쪽 신장을 기증했다. 순회 여행 중에 그는 SUV의 옥상 팝업 텐트에서 잠을 잔다. 그의 차에 부착된 한 스티커에는 "신장 기증자는 섹시하다!"라고 적혀 있다. 그는 도시에 로타리클럽이 있으면 클럽에서 강연을 하고(전국에 4,000개 이상의 클럽이 있다), 없을 때는 가능한 한 주민들을 모아 설득에 나선다.
인도의 경우 단순한 정보 부족, 시골 지역의 적절한 치료 병원 부재, 잠재적 기증자 가족들의 장기 사용에 대한 불신 등 다양하고 복잡한 이유로 장기 기증률이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뒤처져 있다. 그러나 최근 인도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관련 규정 및 이니셔티브에 큰 변화가 일어나 장기 기증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교육과 접근성
수년 동안 로타리 회원들은 신장 및 간 이식 수술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고 의료진을 위한 연수 기회를 확대하는 데 앞장서 왔다. 여기에는 3640지구(한국)의 클럽이 주도하여 미얀마와 몽골의 외과의사에게 사망한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는 고급 기술을 가르치는 프로젝트도 포함된다.
걷기 대회, 소셜 미디어 캠페인, 그리고 최근에는 장기 기증 질문에 답변하는 챗봇을 통해 로타리 회원들은 생전이나 사망 후의 장기 혹은 조직 기증이 사람을 살리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리고 있다.
장기 기증에 대한 일부 제한 사항을 철폐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던 인도의 로타리클럽과 인터랙트 클럽은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들은 클럽 모임에서 전문가를 초청하는가 하면, 제니퍼 존스 전 RI 전회장과 같은 시니어 리더십의 지원을 받으며, 많은 고등학생들이 참여하는 걷기대회 등의 행사를 통해 장기 기증의 중요성을 알린다. 사진 제공: 아닐 스리바차
인도에서는 법률 자체가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최근까지만해도 일부 주의 거주자들은 등록을 통해 같은 주에서 사망한 기증자의 장기만을 받을 수 있었다. 다른 로타리안들과 힘을 합쳐 스리바차는 자신이 설립한 비정부기구인 '생명의 선물 모험 재단'을 통해 이러한 요구 사항에 성공적으로 도전했다.
인도의 클럽들은 공장 노동자와 대학생을 위한 교육 세션, 현수막과 깃발을 들고 도시 거리를 행진하는 집회, 사망 시 장기 기증을 서약하도록 장려하는 행사 등을 통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왔다.
벵갈루루(구 방갈로르)와 미국 뉴저지에 거주하며 생활하는 스리바차는 아시아, 호주, 유럽, 북미 및 남미 전역에서 이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그는 비즈니스 그룹에 연설하기 위해 전 세계를 돌며 12월에는 팹시 경영진과 대화하기 위해 발리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58개국 27만명 이상의 사람들과 1,000회 이상 대화를 나눴으며, 그 중 상당수가 로타리클럽 회원들이었다. "저는 나가서 사람들에게 '장기 기증자가 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장기 이식에 대한 두려움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들 스스로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죠.”
왼쪽: 아닐 스리바차는 자신의 형인 아르준 스리바차에게 신장을 기증한 것이 희생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진 제공: Gayatri Ganju. 오른쪽: 스리바차 형제는 힘든 산악자전거 타기와 기타 신체적인 도전을 통해 이식 후의 건강한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제공: 아닐 스리바차
그는 델리의 벤카트쇼 국제 학교에서 청소년들의 장기 기증 인식 증진을 표방하는 벤키 요다 인터랙트클럽의 창립을 도왔다. 인터랙터들은 그의 클럽과 협력하여 최근 사람들에게 장기 기증에 대해 가르치는 챗봇을 출시했다. 스리바차는 또한 헌혈을 위한 로타리 액션 그룹과 협력하여 이 그룹의 사명 및 이름에 장기 기증을 추가하여 이 문제에 대한 로타리 회원들의 관심을 높였다.
그는 형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한 경험을 활용하여 기증자가 정상적이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내게 큰 희생을 했다고 말하지만 저는 그것이 희생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이식 후의 삶이 얼마나 활동적인지 보여주기 위해 수술 6개월 후인 2015년에 형과 함께 험난한 산악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또한 이들 형제는 2019년 영국과 2023년 호주에서 열린 세계 이식자 경기대회에 출전해 아르준이 골프 부문에서, 아닐이 크리켓 공 던지기 및 경보 부문에서 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장벽 제거를 위한 노력
로타리 회원들의 풀뿌리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의 약 10%만 이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장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은 투석을 통해서만 생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혈액은 기계를 통해 순환되고 일반적으로 건강한 신장에 의해 제거되는 독소가 세척된다. 그러나 투석은 모든 곳에서 가능하지 않으며,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경제적으로 과중한 부담이 된다. 인도와 많은 국가에서 사망한 사람으로부터 기증된 장기의 사용은 극소수이며, 이식은 대부분 살아있는 기증자의 신장으로 제한된다.
로타리 회원이었던 프라샨트와 헤말리 아즈메라 부부는 인도의 거주지 증명을 요구하는 법률 규정으로 고통을 당했다. 아내인 헤말리 아즈메라는 투석 치료를 받으며 신장 이식을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둘 다 캐나다 시민권자인 두 사람은 2022년 봄, 프라샨트 아즈메라가 아내를 사망한 기증자로부터 이식을 받을 수 있도록 구자라트 병원에 등록하러 갔을 때 처음으로 이같은 규정에 대해 알게 되었다. “신청을 하고 4일 만에 경찰서로부터 아내가 캐나다 시민이므로 구자라트 주에서 거주지 증명서를 받을 자격이 없으며, 따라서 병원에서는 그녀를 환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어요.”
아메다바드 메트로 로타리클럽 회원인 아즈메라는 “변호사인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일이었다”면서 “이러한 규정은 내게만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인도 전역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사법 청원은 성공했고, 구자라트의 거주 요건은 2022년 후반에 위헌 판결을 받았다. 아즈메라는 “우리는 아닐의 재단을 통해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이 모든 일이 로타리 덕분에 가능했다”고 들려준다.
연방 정부는 2023년 3월 사망한 기증자 장기 이식을 원하는 사람들의 거주지 요건을 금지하고, 65세 이상의 사람들이 그러한 이식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철폐했다.
스리바차의 SUV는 그가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기 위해 인도 전역을 여행할 때 그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사진 제공: Gayatri Ganju
기증 여부를 고려하는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스리바차 재단은 <로타리안의 장기 기증 가이드>라는 책을 펴냈고, 이 책은 장기 이식을 모든 과정을 겪었던 헤말리 아즈메라에 의해 감수되었다.
프라샨트 아즈메라는 로타리 회원들이 장기 기증 홍보에 더 폭넓은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한다. 아무도 진전이 쉬울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지만 회원들은 장기적으로 그 과정에 참여하며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
스리바차는 전 세계 지역사회에 흩어져 있는 로타리 회원들이 장기 기증을 개선하고 심장 질환 및 당뇨병과 같이 장기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태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제가 지나가다가 열정적인 연설을 한 뒤 떠나는 것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닙니다. 항상 현장에서 체계적으로 의제를 추진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 기사는 영문잡지인 <Rotary> 2024년 8월호에 실렸던 기사를 요약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