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탄생
우간다의 바트와족 사이에서 일하던 한 캘리포니아 의사는 협력의 힘을 실감하고 봉사의 기쁨을 누리면서 천국의 한 단면을 체험했다
1970년대 후반에 아내 캐롤과 나는 네팔의 한 선교 병원에서 2년 반 동안 일했다. 미국으로 돌아와 개업했지만, 우리는 매년 전 세계의 궁핍한 지역에서 가족 단위로 자원 봉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1987년 여름, 우리는 볼리비아 코차밤바에 있는 고아원에서 청소년 야구 프로그램 시작을 도왔다. 어린 두 아들에게 딱 맞는 활동이었다. 이들이 야구장을 짓고 어린이들에게 던지기, 타격, 수비 기술을 가르치는 동안 나는 안데스 산맥의 외딴 마을에서 진행된 국제로타리의 소아마비 퇴치 활동을 도왔다.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친구들 중 몇몇이 로타리 회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들은 나에게 '초아의 봉사'에 대해 들려주며 참여를 권했다. 이는 앞으로 몇 년 동안 계속될 수많은 모험에서 나를 지탱해줄 훌륭한 파트너십의 시작이었다.
2000년 여름, 우리는 우간다 남서부의 브윈디 숲속에 사는 바트와 피그미 부족을 대상으로 의료 조사를 수행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처음에 캐롤은 수락을 망설였지만 이내 그 사람들을 알고 싶다는 열망으로 요청을 받아들였다
일러스트: Daniella Ferretti
바트와족은 오랜 세월 동안 브윈디 숲속에 거주하던 원주민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이 숲은 마운틴고릴라와 기타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해 국립공원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그 결과 바트와족은 살던 터전에서 쫓겨났고, 이들의 삶은 극도로 비참해졌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예상 기대 수명은 28세, 연 소득은 25달러였다.
열악한 주변 환경과 절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캐롤은 오히려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바트와족의 생존이 위태로워지자 아내는 그들의 곤경에 가슴 아파했다. 캐롤은 미국으로 돌아가면 재산을 팔고 이들을 돕기 위해 우간다로 이주할 것을 제안해 나를 놀라게 했다.
우리가 여행하며 만난 사람 중 바트와족만큼 도움이 절박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없다는 것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도움의 손길이 없다면 이들의 존재는 지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도울 수 있을까?” 신중하게 고려하고 많은 기도를 한 후에 "다른 누구가 아닌 우리가 봉사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재산을 정리하는 데에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집 두 채와 병원 지분의 일부를 팔았고, 나는 캘리포니아에서의 의료 업무를 다른 두 명의 의사에게 위임했다. 1년 후인 2001년에 우리는 우간다로 돌아왔다.
이 지역에는 병원이나 진료소가 없었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어려웠다. 유일한 선택지는 이동 진료소를 통해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도로가 허용하는 한 최대한 멀리 운전한 다음 의료용품을 숲 가장자리에 있는 마을로 운반했다. 내가 약품을 풀고 검사를 위해 매트를 펼치는 동안 캐롤은 우리가 밤을 보낼 텐트를 쳤다.
바트와족은 격렬한 북소리로 "의사가 왔다"는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일반적으로 우리 병원에는 하루에 300~500명의 환자가 방문했다. 중환자실은 나무 그늘 아래에 설치되었다. 말라리아로 인해 반혼수상태에 빠진 아이들이 매트 위에 눕혀졌고 나무 가지에 매달린 IV에서 생명을 구하는 퀴닌이 환자의 정맥으로 떨어졌다.
이 작업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의료 행위였다. 우리가 접한 대부분의 질병은 전염성이었지만 간단한 요법으로 치료가능한 것들이었다. 매일매일 생명이 되살아나는 기적과 고마워하는 환자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진정한 선물이었다.
바트와족과 함께 생활하는 동안 우리는 이들의 언어, 문화, 전통을 배우게 되었다. 우리는 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주는 기쁨과 보람에 스스로 놀랄 때가 많았다. 캘리포니아에 살았을 때 캐롤은 계속해서 교육을 받아야 했고, 나는 개업의 활동 외에도 빈곤층 돌봄 센터를 운영하고 Nevada City 49er Breakfast 로타리클럽에 참여하는 등 늘상 시간을 쪼개며 생활해야 했다. 그 바쁜 생활 방식을 텐트 생활의 단순함으로 바꾼 것은 우리에게 선물이었다. 우리는 부부로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나는 바트와 공동체로부터 사랑받고 받아들여진 데 대해 감사했다. 미국에서는 목표 지향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아프리카에서의 삶은 사람들 사이에 관계 맺기가 전부였다.
몇 년 간 이동 진료소에서 환자를 돌본 후, 마을 어른들은 우리가 영구 진료소를 설립해야 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이들은 우리에게 다가와 임산부와 아이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 협력을 통해 브윈디 커뮤니티 병원이 탄생했다. 지역사회의 지원과 여러 기부자들의 관대함으로 우리는 외래환자 병동과 산모 병동을 건설할 수 있었다.
병원의 초기 구조물이 완성되자 많은 로타리안 친구들도 방문했다. 로타리재단의 보조금을 통해 5190지구(캘리포니아 및 네바다 일부)는 우리 지역 최초의 엑스레이 장치가 장착된 컨테이너를 보내주었다. 무엇보다도 로타리 팀이 설치를 돕기 위해 방문한 것이 반가웠다. 또 다른 로타리재단 보조금은 빗물 수집과 샘물 보호, 수인성 질병 예방을 위한 위생 시설을 마련해주었다. 그 결과 7년 후 보조금이 최종적으로 종료되었을 때 설사 발생률은 50% 이상 감소했다.
"우리는 도로가 허용하는 한 최대한 멀리 운전한 다음 의료용품을 숲 가장자리에 있는 마을로 운반했다."
로타리재단 보조금은 브윈디 커뮤니티 병원의 외과, 소아과, 의료실, 신생아 및 성인 중환자실에 장비를 제공했다. 그러나 병원이 성장함에 따라 캐롤과 나에게도 골치 아픈 일이 생겼다. 행정, 물류, 회계, 인적 자원 문제에 대처할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다.
다시 한 번 로타리의 도움, 특히 5190지구 전 총재이자 당시 국제로타리 부회장이었던 제리 홀의 도움이 있었다. 의료 장비 설치를 돕기 위해 브윈디를 방문한 제리는 마침 전략 기획 컨설턴트이기도 했다.
우리의 행정적 딜레마에 대해 알게 된 제리가 가장 먼저 한 질문은 "이 병원이 즉시 폐쇄되어야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때문일까?"였다. 가장 확실한 요인은 인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반군이 침입하는 것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병원의 두 축인 나와 캐롤이 부재할 경우였다.
제리가 우리에게 한 충고는 우리의 궤도를 현저하게 바꿔놓았다. “당신은 바트와족과 이 병원에 이미 많은 것을 줬어요. 이제 책임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며 브윈디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캐롤과 나는 눈물을 흘렸다. 제리의 조언이 정확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전환이 결실을 맺도록 도와줄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우리는 병원에 대한 전략 계획을 개발하고 책임을 우간다 사람들에게 넘기기 시작했다. 이듬해 우리는 추가로 직원을 고용했다. 전환에는 시간이 걸렸지만 우리의 노력은 지속 가능한 의료 시설을 구축하는 것으로 결실을 맺었다. 현재 우간다인들은 수상 경력에 빛나는 155개 병실을 갖춘 이 의료 기관을 관리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병설 간호학교(Uganda Nursing School Bwindi)가 운영을 시작했다. 이 학교는 현재 우간다 최고의 간호학교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나는 현재 우간다에서 1년에 5~6개월을 보내고 있다. 나는 병원 이사회에 남아 있고, 여전히 모금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어려운 케이스에 대해 상담을 제공한다. 브윈디 커뮤니티 병원은 '신흥 전염병 진원지 추적 프로그램'(나는 현재 이 프로그램의 시니어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이라 부르는 국립보건원(NIH)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바이러스 연구 협력 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와 협력하여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될 수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찾고 있으며, 그 목표 중 하나는 미래의 전염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수 년에 걸쳐 수백 명의 로타리안들이 브윈디 커뮤니티 병원을 방문해 관리 능력부터 의료 전문 지식, 정보 기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제공했다. 우리 프로젝트는 국제로타리로부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코네티컷 주 웨스트포트 로타리클럽의 릭 벤슨 전 지구총재, 5190지구 로타리클럽을 비롯한 수많은 캘리포니아 로타리클럽, 우간다의 키히히, 카발레, 음바라라 로타리클럽, 그리고 많은 기부자들의 지원에 힘입어 바트와족은 이제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의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이었다. 나는 관계에서 오는 기쁨과 봉사에서 오는 보람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깨달았다. 이 모든 일은 헌신적인 로타리 회원들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나는 이들 모두가 브윈디로 와서 나처럼 천국의 한 단면을 체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글쓴이 스캇 켈러만은 열대 의학 전문 의사이자 캘리포니아 네바다 시티 49er 브렉퍼스트 로타리클럽의 자랑스러운 회원입니다.
영문잡지인 <Rotary> 2024년 1월호에 게재되었던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