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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와 싸우고 있는 작가가 들려주는 솔직하고 담대한 고백

글쓴 이

나는 저녁에 조깅을 하러 나갔지만 최근에 종종 그렇듯이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내 마음 속에 있는 괴물들이 나를 덮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해가 질 무렵, 알츠하이머 증상이 엄습하는 순간을 피하기 위해 나는 공황 상태로 전력 질주를 해야 했다. 

이런 증상은 흐린 봄 오후, 케이프 코드의 목가적인 브루스터 해안가에 황혼이 지면서 시작되었다. 눈 앞에 안개가 천천히 스며들면서 처음에는 따끔거리는 안개 낀 물보라로, 다음에는 두꺼운 담요처럼 다가와 감각을 혼란스럽게 했다. 그것은 숨이 막힐 정도로 맹렬한 북대서양 폭풍으로 인해 차가운 바람 냄새를 풍겼다.  

점점 더 빠르게, 두꺼운 참나무와 붉은 단풍나무 아래에서 악마들이 쫓아나왔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땀이 쏟아졌다. 혼자서, 나는 두려움과 편집증에 휩싸여 있었다 — 그리고 내 뇌의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타오르는 붉은 태양이 케이프 코드 만에 담겨 양초처럼 물들었다. 악마들은 계속해서 들이닥쳤지만, 나는 온 힘을 다해 그들을 물리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분명 복수를 하기 위해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했다. 알츠하이머 및 기타 형태의 치매 증상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한 때 장거리 달리기였던 나의 삶은 이제 생존을 위한 경주가 되었다. 나는 과감히 맞서기로 했다. 

우리 식구들의 가계도를 참조하기로 했다. 외할아버지, 어머니, 친삼촌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고, 아버지도 돌아가시기 전에 치매 진단을 받았다. 이제 내 차례가 된 것이다. 결코 원하지 않았던 클럽에 강제로 가입하게 된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미국인은 600만 명 이상이고, 전 세계적으로 치매 환자는 약 5,500만 명으로 추산되며,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그 숫자는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엉킴이 축적되어 알츠하이머를 유발하게 되는 뇌의 변화는 눈에 띄는 증상없이 40대에서 시작되어 20년에서 25년에 이르는 여정을 거쳐 발현되기도 한다. 

나는 몇 년 전 스포츠로 인한 수많은 뇌진탕과 외상성 머리 부상(헬멧을 쓰지 않은 심각한 자전거 사고)을 겪은 후 초기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의사들은 이러한 일련의 사고가 괴물을 깨어나게 했다고 말했다. 나는 또한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 인자인 유전자 변이 ApoE4를 갖고 있는데, 이는 내 가족 양쪽이 보유하고 있었다. 오늘날 내 단기 기억의 60%는 몇 초 만에 사라질 수 있다. 나는 종종 오랜 지기를 알아보지 못한다. 나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장소를 혼동하며 내가 누군지를 잊어버린다. 후각을 상실했고 헛것을 보기도 한다.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두기 일쑤고 점점 고립되어 갔다. 얼마 전에는 양치질을 하려다 칫솔대신 면도기를 집어들었다.  “맙소사”  

어떤 때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이제 마지막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일흔 셋의 나이에 아이처럼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일러스트레이션 James Steinberg

다행스러운 것은 나는 IQ도 좋고 치매 전문가들이 말하는 인지 능력에서 축복을 받았다고 한다. 

의사들은 내 자아의 본질인 글쓰기가 아마도 “마지막에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의 말이 맞기를 바란다. 저널리스트였던 나는 "휴대용 두뇌"인 노트북에 모든 것을 부지런히 기록해 내가 언제, 어디에, 왜 있어야 하는지 잊지 않으려 한다. 또한 나 자신에게 정기적으로 이메일과 문자를 보내 기억을 백업한다. 알츠하이머와 기타 치매에는 전략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일상을 영위하기 어렵다. 

때때로, 나는 스스로가 병든 지네처럼 느껴진다. 다리가 많지만, 다리가 서서히 떨어져 나가고 있는... 알츠하이머 외에도 나는 전립선암과 깊은 우울증 및 불안증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2년 전에는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침례 병원에서 마비를 막기 위해 뼈, 근육, 신경을 자르고 강철 막대, 판, 나사를 삽입하는 10시간 동안의 척추 재건 수술을 받았다. 

나는 믿음, 희망, 그리고 유머로 삶을 지탱해나간다. 내 삶의 영웅이었던 돌아가신 어머니 버지니아(그녀는 나를 비롯해 무려 10남매를 키워냈다!)는 전문가들이 치료약을 찾는 동안 어떻게 알츠하이머와 싸워야하는지를 몸소 보여주셨다. 자기 연민에만 빠져있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못된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로타리의 모토이기도 한 '초아의 봉사'를 고수하도록 가르치셨는데 이는 오늘날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저는 지난 날 아프신 부모님을 돌보았기에 이 질병의 모든 측면을 알고 있다. (지난 한 해동안 미국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는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적, 정서적으로 위험에 처한 무급 간병인들은 치매 환자에게 약 180억 시간, 즉 3,395억 달러 상당의 돌봄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나는 두 분의 임종을 지켰다. 처음에는 아버지가, 그리고 4개월 후에는 어머니가 떠나셨다. 이제 내 차례가 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나만의 놀라운 지원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치매와 싸우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주요 알츠하이머병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정확한 정보가 핵심이다. 

하버드에서 신경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리사 제노바는 "스틸 앨리스"라는 영화로 제작된 소설을 비롯해 5권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한 작가이다. 

그녀는 자신의 논픽션 <Remember: The Science of Memory and the Art of Forgetting>이라는 책에서 "사람의 뇌는 신비하기 짝이 없다"고 말한다.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를 맡고 촉각을 느끼는 것, 이것은 매일 매일의 기적이다. 또한 고통, 즐거움, 온도, 스트레스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 기억을 통해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과거에 누구였는지 알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자신의 개인사를 박탈당한 사람을 목격했다면 기억이 인간으로서의 경험에 얼마나 필수적인지 직접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제노바는 “기억이 왕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약간 멍청한 구석이 있다”고 인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버리는 것과 열쇠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차를 어디에 주차했는지 잊어버리는 것과 자신에게 차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차이를 너무도 잘 안다. 

내가 아직 운전을 하던 몇 년 전에 나는 쓰레기를 동네 하치장에 가지고 갔다. 쓰레기를 버리고 나서 나는 집에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혼란스러워졌다. 그 순간 아내나 아이들에게 전화해서 픽업을 부탁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서서히 공황상태에 빠졌다. 내 밝은 노란색 4도어 지프가 바로 내 앞에 있었지만 그 순간 내 뇌는 그것이 내 차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 다행히도 내 증세를 염려하던 친구가 적시에 도착하여 나는 구조될 수 있었다.

 

악마들은 계속해서 들이닥쳤지만, 나는 온 힘을 다해 그들을 물리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분명 복수를 하기 위해 돌아올 것이다.

다행히도 경도 인지 장애 및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악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되면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주요 임상 시험과 뇌 건강에 대한 밝은 전망도 있다. 지난 7월 식품의약국(FDA)은 제약회사 바이오젠(Biogen)과 에자이(Eisai)가 개발한 레퀘비(Leqembi)의 사용을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FDA가 초기 단계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난 약물을 승인한 최초의 사례이다. 이 약물은 알츠하이머병 및 뉴런 파괴와 관련된 뇌의 아밀로이드 플라크 축적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알츠하이머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비영리단체인 UsAgainstAlzheimer's의 회장이자 공동 창립자인 조지 브랜든버그는 이번 승인이 "수백만 명의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 초기 환자들은 알츠하이머에 맞서 싸울 무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알츠하이머병이 우리 가족의 삶과 생계에 미치는 영향을 늦출 수 있는 약을 갖게 된 것이죠”  

조기 진단 및 임상 검사 외에도 뇌 건강은 알츠하이머 증상을 억제하는 열쇠이다. 하버드 대학교 및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알츠하이머 전문가인 루디 탄지 박사는 뇌건강을 위한 수칙 "SHIELD"를 개발했다. 잠(Sleep)을 충분히 잔다. 하룻밤에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한다. 스트레스를 다루는(Handle) 방법을 익힌다. 스트레스는 해로운 아밀로이드 플라크 생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친구들과 교류한다(Interact). 사회적 고립감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 매일 새로운 뇌세포 생성을 촉진하는 운동을 하고(Exercise) 새로운 것을 배운다(Learn). 마지막으로 채소, 과일, 콩과류, 땅콩, 씨앗이 풍부한 건강한 식물성 식단을 섭취한다(Diet). 

탄지 박사는 초창기 그의 획기적인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지표인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의 엉킴에 중점을 두었다. 그는 치매를 "뇌 안에서 맹렬히 타오르는 불"에 대한 비유로 설명한다(우리 중 일부에게는 그 경험이 단순한 비유 그 이상이다).  “우리는 불을 끄고 가능한 한 많은 나무(뉴런)를 구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탄지 박사는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알츠하이머는 보통 울혈성 심부전과 우회술이 필요할 때까지 진단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매우 잘못된 것으로 그 때쯤이면 뇌 안의 불은 걷잡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수년에 걸쳐 나는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엄청난 화재"로 인해 여러 명의 친구를 잃었다. 정말 고통스러웠지만 내게 동기를 부여하기도 했다. 시간이 촉박하다. 우리는 치매 치료와 돌봄을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한편으로는 내 삶의 조건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다. 나는 두 명의 위대한 미국 작가의 말에서 위안을 찾았다.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다음과 같이 썼다: “내가 인생에 대해 배운 모든 것은 세 단어로 요약된다. 인생은 계속된다는 것이다(It goes on).”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세상은 모든 사람을 무너뜨리지만, 많은 사람들은 무너진 곳에서 강해진다.” 

여러분, 무너진 곳에서 강해집시다!

저널리스트, 편집자, 발행인인 Greg O'Brien은 <On Pluto: Inside the Mind of Alzheimer’s>의 저자이며, 그와 그 가족의 이야기는 2021 년도에 다큐멘터리 "Have You Heard About Greg?"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영문잡지인 <Rotary> 2023년 11월호에 게재되었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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